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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업무 구멍 메우기는 그만! 내 리소스를 지키는 동료 유형별 협업 전략

  • 17시간 전
  • 6분 분량

회의가 끝난 뒤 회의록을 열어 할 일을 정리합니다. 하나씩 체크해 내려가다가 문득 멈칫합니다.


"어..? 이게 왜 나한테 배정되어있지? 이건 동료 A가 해야 할 일인데?”


분명 동료 A가 맡아야 할 일 업무인데, 어느새 나에게 넘어왔습니다. 동료의 업무 구멍을 메우다 보면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기분입니다. 막상 동료는 여유가 넘치는데, 나는 스트레스를 잔뜩 받아 예민한 개복치가 되어버리죠. 내 일을 더 잘하고 싶어 열심히 했을 뿐인데, 어느새 번아웃 직전의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동료가 그 일을 하기 싫거나, 관심이 없거나, 혹은 자기 방식만 고집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유는 다르지만 결과는 같습니다. 협업의 공백은 언제나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의 몫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협업은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술의 영역입니다. 지난 13년 간 문화도, 언어도, 일하는 방식도 서로 다른 동료들과 일하며, 가장 극단적인 차이까지도 결국 풀어낼 수 있었던 '협업의 기술'을 공유해볼게요.



우리 팀에도 꼭 있는 동료 유형 4가지


협업이 잘 되지 않는 동료, 한 명쯤은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 동료들을 같은 방식으로 대하고 계실 거예요. 하지만 잠깐 눈을 감고 각 동료를 한 명씩 떠올려봅시다. '협업이 잘 안 된다'는 결과는 같지만, '어떻게' 잘 안 되는지는 분명 다를 거예요.


저는 협업이 막히는 동료를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눠봤습니다. '할 수 있는가'와 '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이 두 가지 조합으로 보면, 유형이 딱 네 가지로 나뉩니다. 지금 떠오르는 그 동료, 어디에 해당하는지 한번 찾아보세요.



동료 유형별 협업 전략 - 비협조형

비협조형


능력치: ★★★★☆

의지력: ★☆☆☆☆

특징: 할 수 있다. 근데 안 한다. 내 성과로 잡히지 않는 일엔 팀 리소스를 단 1도 쓰기 싫어한다. 대놓고 거절하진 않는다. 대신 매번 그럴듯한 이유를 댄다. 겉으로는 합리적으로 들리지만, 알고 보면 핑계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


동료 유형별 협업 전략 - 귀차니즘형

귀차니즘형


능력치: ★★★☆☆

의지력: ★★☆☆☆

특징: 그냥 관심이 없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늘 밀린다. 한다고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쪼으면 그제야 "아, 맞다. 깜빡했어요"가 돌아온다. 결국 일정은 늦어지고야 만다. 

동료 유형별 협업 전략 - 강한의견형

강한 의견형


능력치: ★★★★☆

의지력: ★★★☆☆

특징: 적어도 일은 한다. 문제는 자기 방식만 고집한다는 것. 새로운 시도를 제안하면 어김없이 "제 경험상 이건 안 돼요"가 나온다. 틀린 말은 아닌데,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동료 유형별 협업 전략 - 업무미숙형

업무 미숙형


능력치: ★★☆☆☆

의지력: ★★☆☆☆

특징: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냥 모른다. 문제는 스스로 파악하려는 시도 없이 매번 물어본다는 것. 처음엔 친절히 알려줬지만, 계속해서 질문이 반복된다. 악의는 없지만, 내 시간과 에너지는 똑같이 소진된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이 행동들은 어디까지나 증상(Symptom)일 뿐이고 근원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는 사실입니다. 근육통에 감기약을 처방하면 낫지 않듯, 유형을 잘못 읽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내 에너지만 소진되고, 관계만 더 나빠질 뿐이죠.



동료 유형별 맞춤 협업 대응 전략

협업이 안 되는 이유 네 가지를 파악했으니, 이제 각 유형별로 어떻게 대응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살펴볼게요.



1️⃣ 비협조형 

첫 번째 비협조형은 제 경험상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스타일입니다. 다른 유형과 달리 '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성과에 도움이 되지 않아 리소스를 아끼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 내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등 개인적인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태도의 문제에 가깝기 때문에, 자칫하면 감정을 많이 소모하게 됩니다.


이 유형을 상대하다 보면 몇 가지 전형적인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떠밀기: 분명 함께 해야 할 일인데, 교묘하게 나에게 떠밀어버립니다. (예: "이건 이벤트 관련 업무니까 그 팀에서 하는 게 맞지 않아요?")

  • 핑계대기: 어떤 정보를 줘도 항상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예: "정보가 부족해서요. 다 주시면 그때 시작할게요.")

  • 뭉개기: 한다고 해놓고 감감무소식. 업데이트를 요청해도 아무 소식이 없다가, 타이밍이 지나고 나서야 연락이 옵니다.

  • 딴지걸기: 안 되는 구실을 찾아냅니다. (예: "수동으로 해야 해서 비효율적이에요", "우리 팀 업무 범위가 아닌 것 같은데요." 등)

  • 대충하기: 결국 하기는 했는데, 퀄리티가 엉망입니다.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다' 싶은 결과물이 돌아옵니다.


처음에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팀장을 CC에 넣거나 상사를 포함해 공론화하기도 했고, 역할을 명확히 정리해 정면돌파도 해봤습니다. 누군가 관련 업무를 물어오면 직접 답하지 않고 그 동료에게 연결해줬고, 모든 과정을 문서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써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가지를 깨달았습니다. 방법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저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을요. 그때부터 스스로를 ‘업무 모드의 AI 챗봇’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기대치를 낮추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본값으로 두니 감정 소모가 훨씬 줄었습니다.


특히 ‘재확인 화법’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이러이러한 이유로 업무 A를 지원하기 어려우시다는 거죠?"처럼 상대의 거절을 요약해 되묻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거절을 공식화하면 불필요한 논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공평하게 느껴지더라도 일단 일을 성사시키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았습니다. 성과가 안 나오는 상황에서 문제를 논의하면 설득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자칫하면 핑계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저는 떠밀린 업무들을 직접 수행하며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결과를 기반으로 상사에게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습니다. 개인적인 불만이 아니라 데이터와 결과로 이야기했고, 마침내 업무 분장과 책임 구조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 비협조형 핵심 전략

  • 기대치를 낮추고 감정 소모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한다

  • 재확인 화법으로 거절을 공식화해 불필요한 논쟁을 차단한다

  • 성과를 먼저 만들고, 업무의 구조를 바꾸자



2️⃣ 귀차니즘형

두 번째 귀차니즘형은 비협조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루기 수월한 편입니다. 적대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관심이 없는 건데요.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늘 밀립니다. 분명 한다고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쪼으면 그제야 움직이지만, 알아서 하는 법은 거의 없습니다.


이 유형에게는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가 계속해서 물어보는 대신 팀원과 번갈아가며 진행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한 사람이 계속 쪼으면 관계가 불편해지지만, 여러 명이 나눠서 하면 훨씬 부담이 줄어들더라고요.


또한 마감일을 명확히 지정하되, 실제 마감보다 며칠 앞당긴 날짜를 공유했습니다. 버퍼를 만드는 겁니다. 강도보다 빈도가 중요합니다. 적당히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 그게 이 유형을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감정 소모가 적다는 것 자체가 이 유형 대응의 전략적 이점입니다. 싸울 필요가 없으니까요.


📌 귀차니즘형 핵심 전략

  • 혼자 쫓지 말고 팀원과 나눠서 번갈아 확인한다

  • 실제 마감보다 앞당긴 날짜를 공유해 버퍼를 만든다

  • 강도보다 빈도, 적당히 지속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3️⃣ 강한 의견형

세 번째 강한 의견형은 난이도로 치면 중간쯤입니다. 적어도 일은 하니까요. 다만 자기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디자인팀과 협업할 때였는데, 디자인팀은 반드시 최종 결정권자의 확정 피드백을 받아야만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제 입장에서 어떤 피드백이라도 받으려면 시안이 먼저 필요했다는 겁니다. 시안 없이는 피드백 자체가 불가능했으니까요. 결국 제가 AI로 시안을 직접 만드는 주객전도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이 유형을 대할 때 중요한 건 먼저 상대의 의견을 귀기울여 듣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강한 의견 뒤에는 대부분 과거의 실패나 좌절에서 온 방어기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해보면 생각보다 절충안을 찾는 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저는 디자인팀장, 저, 그리고 상사 셋이서 이벤트 시작 전에 디자인 방향을 결정하는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거기서 결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디자인팀이 모든 아이템의 시안을 일괄 제작하는 구조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하나. 100%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상대 팀장의 의견과 전문성을 존중하고, 양보할 땐 기꺼이 한 발 물러나면 장기적으로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요.


📌 강한 의견형 핵심 전략

  • 강한 의견 뒤에 있는 이유부터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 의사결정자를 포함한 미팅으로 구조적으로 문제를 푼다

  • 100%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다



4️⃣ 업무 미숙형

네 번째 업무 미숙형은 악의가 없다는 점에서 귀차니즘형과 비슷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스스로 해결하려는 시도 없이 매번 질문하고 나에게 의존한다는 겁니다. 처음엔 친절하게 알려줬습니다. 두 번째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이 동료의 전담 선생님이 되어 있더라구요. 


실제로 마케팅 데이터 분석가와 협업할 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성과 측정을 위한 대시보드를 함께 만들기로 했는데, GA4 기본 사용법부터 검색광고, 이메일, 소셜 등 채널별 특성까지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하면 결국 제 일만 늘어날 게 뻔했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어요. 한 번 설명으로 다른 상황에도 적용 가능한 지식, 즉 레버리지가 있는 것만 직접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설명할 때는 반드시 문서로 남겼습니다. 같은 질문을 다시 하면 반복해서 설명하는 대신 문서 링크를 보냈습니다.


“이거 어떻게 해요?" 대신 "이렇게 해봤는데 이 부분이 막혀요"처럼 스스로 먼저 시도한 후에 찾아오게 유도했습니다. 반복되는 질문은 FAQ로 정리해서 공유했고, 이후엔 "문서 먼저 확인해보세요"로 대응했습니다.


친절히 알려주되, 의존하게 만들지 않는 것. 제 목표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는 동료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 업무 미숙형 핵심 전략

  • 레버리지 있는 지식만 직접 알려주고, 반드시 문서로 남긴다

  • 같은 질문이 반복되면 설명 대신 문서 링크로 대응한다

  • 목표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는 동료를 만드는 것




📁 협업이 막힐 때 꺼내보는 실전 체크리스트


유형을 알아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는데 실전에서 적용이 안 되는 건데요. 


협업이 막히는 순간마다 꺼내 쓸 수 있는 두 가지 체크리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지금 상대하는 동료가 어느 유형인지 먼저 파악하고, 나의 대응 전략을 점검해보세요.



✅ 체크리스트 1. 내 동료 유형 진단하기

대응하기 전에 유형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체크가 가장 많이 되는 유형이 지금 집중해야 할 유형!


비협조형

☐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

☐ 매번 그럴듯한 이유를 댄다

☐ 내 성과가 아닌 일엔 팀 리소스를 쓰지 않으려 한다

☐ 대놓고 거절하진 않지만, 결국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귀차니즘형

☐ 적대감은 없지만 관심도 없다

☐ 쪼으면 하긴 하는데, 알아서 하는 법이 없다

☐ 마감이 가까워져야 움직인다


강한 의견형

☐ 자기 방식이 맞다고 확신한다

☐ 새로운 시도를 제안하면 안 되는 이유를 먼저 댄다

☐ 논리적으로 반대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업무 미숙형

☐ 스스로 해결하려는 시도 없이 매번 물어온다

☐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 어느 순간 내가 이 사람의 전담 선생님이 되어있다



✅ 체크리스트 2. 유형별 대응 방식 점검하기 

유형을 파악했다면, 내 대응 방식도 점검해볼 차례입니다. 막히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확인해보세요.


감정 관리

☐ 상대의 행동을 성격 문제가 아니라 패턴으로 보고 있는가?

☐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데이터처럼 해석하고 있는가?


커뮤니케이션

☐ 상대의 거절이나 핑계를 재확인 화법으로 공식화했는가?

☐ 업무 요청 시 역할, 책임, 마감을 명확히 전달했는가?

☐ 모든 과정을 문서로 남기고 있는가?


구조 설계

☐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사람이 아니라 구조를 의심했는가?

☐ 업무 분장이 문서로 명확히 정리되어 있는가?

☐ 의사결정자를 포함한 미팅 구조가 있는가?


타이밍

☐ 지금 싸울 타이밍인가, 일을 성사시킬 타이밍인가?

☐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성과를 먼저 만들었는가?



상사 관리만큼 중요한 ‘동료 관리’


직장에서의 다차원 관계 관리 능력
출처: Hamilton Lindley

직장에서 우리는 ‘상사와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Manage Up”이라는 표현도 자주 사용하죠. 상사의 의도를 이해하고,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은 분명 중요한 역량입니다. 


하지만 13년을 일하며 점점 더 확신하게 된 것이 있습니다. 동료와의 관계가 내 성과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조직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어도, 동료가 움직여주지 않으면 원하는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료와 협업하고 갈등을 풀어내는 "Manage Peers" 역시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협업이 어려운 동료 유형과 대응 방법을 살펴봤는데요.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저도 이 유형에 속하지는 않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됐습니다.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고 싶다면, 결국 내가 먼저 좋은 동료가 되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되새기며 이번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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